돌아온 UEFA 네이션스 리그 결선 토너먼트가 시작된다!
숨가쁘게 달려온 유럽 리그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이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은 곧장 이어지는 국가대표 간 경기들로 향한다. 특히 올해 네이션스 리그 결선 토너먼트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4팀이 각각 2번의 승리로 우승컵을 노려볼 수 있는 이번 대회, 개최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엔스헤데에서는 며칠 동안 불꽃 튀는 경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빠르게 이번 주 준결승 경기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차례:
- 네덜란드 vs 크로아티아
- 스페인 vs 이탈리아
네덜란드 vs 크로아티아
수요일(이하 현지 시각) 크로아티아와 일전을 치르는 네덜란드는 홈 어드밴티지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네덜란드의 로날트 쿠만 감독은 몇 년 전 첫 번째로 네덜란드 대표팀을 담당했을 때 네이션스 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한 단계 더 높은 성적을 올려 35년 동안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한 네덜란드의 갈증을 달래주고자 할 것이다.
앞서 바르사 감독직을 수행했던 쿠만 감독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지휘봉을 다시 잡자마자 킬리안 음바페가 두 골을 쏟아부은 프랑스에게 0:4로 대패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그 후 다음 경기에서는 상대적 약팀 지브롤터에게 3:0 승리를 거두며 유로 2024 진출에 대한 희망을 되살린 바 있다.
유로에서는 휘청거렸지만, 네덜란드의 최근 네이션스 리그 폼은 상당히 좋다. 벨기에나 폴란드 같은 강팀들을 꺾고 리그 A 4조에서 5승 1무의 성적을 거두고 선두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인해 멤피스 데파이가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쿠만 감독은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괜찮은 득점력을 보여준 코디 각포와 도니얼 말런을 모두 기용할 수 있어 크로아티아의 수비를 뒤흔들 만한 공격력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뒴프리스, 반 다이크, 더리흐트, 아케가 버티는 수비진과 뛰어난 테크닉을 뽐내는 프랭키 데용이 이끄는 미드필드진까지, 네덜란드가 소기의 성과를 기대해볼 만한 전력을 갖추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세계 축구계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강력한 다크 호스의 면모를 보여준 크로아티아인 만큼 결코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바트레니 군단’ 크로아티아는 작년 월드컵에서 모두의 예측을 뒤엎고 3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으며 최근 20경기에서 2패밖에 기록하지 않는 등 현재 폼이 상당히 좋다.
이번 네이션스 리그는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모드리치가 결장한 가운데 오스트리아에게 0:3로 충격패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시작했지만,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이 이끄는 크로아티아는 덴마크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을 쓰러뜨리며 멋지게 폼을 회복하고 결선 토너먼트 진출권을 확보했다.
모드리치, 요스코 그바르디올, 마테오 코바치치, 이반 페르시치 같은 이름 높은 선수들을 보유한 크로아티아는 충분히 네덜란드를 골치아프게 해줄 만한 역량이 있는 팀이다. 이번 대회는 자국의 ‘황금 세대’가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흥미롭게도 두 팀 간의 맞대결 전적은 크게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없다. 양 팀은 지금까지 두 번 대결해 각자 1승씩을 챙긴 바 있다. 팽팽한 대결이 예상되며 승부는 실수나 순간의 번뜩임으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
결과는 어떻게 되든 팬들을 즐겁게 해줄 스릴 넘치는 명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스페인 vs 이탈리아
목요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대결은 2021 네이션스 리그 준결승 대진의 재현이다. 당시 승리한 것은 ‘라 로하 군단’ 스페인이었으며, 이탈리아는 이로 인해 당시 신기록 경신 중이던 연속 무패 행진을 37경기로 갑작스럽게 마감해야 했다. 2년 전 이 대회 준결승을 차지했던 스페인은 당시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결과를 얻기 위해 이번 경기에서도 당연히 승리를 목표로 뛸 것이다.
이번에 네덜란드에서 네이션스 리그 경기에 나설 스페인 대표팀 스쿼드는 2021년과 비교해 겹치는 이름이 여섯 명밖에 없을 만큼 세대 교체가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U-19 및 U-21 대표팀을 지도했던 루이스 데라 푸엔테 감독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엔리케 감독은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모로코에게 패배해 충격적으로 탈락한 이후 사임한 바 있다.
데라 푸엔테 감독은 부임 이후 첫 경기에서 노르웨이에게 3:0 승리를 거두었으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3월에 유로 2024 예선 경기에서 랭킹상 비교할 수 없는 스코틀랜드에게 2:0으로 패배하는 굴욕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제 명예 회복이 필요한 이들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 경기에는 붙박이 주전이었던 페드리나 페란 토레스 등이 출전할 수 없어 지금까지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던 로드리고 모레노 같은 선수에게 이상적인 기회가 될 것이다. 그 전에 발렌시아에서 뛰었던 모레노는 리즈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강등의 아픔을 겪었지만,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총 35경기에서 15골을 넣는 활약을 펼친 바 있고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로 염가에 이적할 수 있다는 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이 좋은 기회를 잘 살려 실제로 구단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일 것이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는 여전히 리빌딩 중이며, 최근 맞대결에서 스페인에게 패배하기 전까지 이어졌던 무적에 가까웠던 시기의 폼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당시 스페인에게 패배한 이후로 끝없는 몰락의 길을 걸었고, 결국 2연속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는 굴욕까지 당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와신상담이 이어지고 있는데, 만치니 감독은 백지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새로운 세대의 선수들로 새로운 팀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유로 2024 예선 첫 경기에서 잉글랜드에게 1:2 패배하며 첫 단추를 기분좋게 꿰지는 못했던 이탈리아는, 그 다음 상대인 몰타를 2:0으로 제압하며 한 숨 돌린 상태이다.
그러는 와중에 빛나는 활약을 보인 것은 아르헨티나 태생의 스트라이커 마테오 레테기로,이탈리아 국가대표로 합류해 처음 출전한 두 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한 바 있다. 여름에 인터 밀란으로 이적한다는 소문이 있는 레테기는 이번 경기에서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고, 작년 월드컵 본선 탈락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이탈리아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양측의 전력은 비등하며, 결과는 어떻게 되든 팬들을 즐겁게 해 줄 명승부가 보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