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불타고 있는 식스 네이션스를 주목하라!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수개월간의 준비,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던 기대감 그리고 4주간에 걸친 스릴 넘치는 접전 등 이 모든 것이 쌓여 이번 주말 올해의 식스 네이션스가 그 대망의 짜릿할 수밖에 없는 결승전을 맞는다.
물론 모든 화제가 집중되는 곳은 누가 챔피언이 될 것인가이다. 아일랜드의 행운이 계속 이어져 앤디 패럴의 선수들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될까? 아니면 프랑스가 마지막 순간에 신성한 우승 트로피를 라이벌에게서 잡아채는 이변을 일으킬 것인가?
무슨 일이 벌어지든 이번 주말 아찔한 대결을 볼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아일랜드 vs 잉글랜드
먼저 강력한 우승 후보인 아일랜드를 살펴보자. 앤디 패럴 감독이 이끄는 아일랜드팀이 해야 할 일은 이보다 더 간단할 수 없을 것이다. 아일랜드는 라이벌 잉글랜드와의 운명적인 대결에서 패배만 피하면 식스 네이션스를 제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아일랜드 팀의 최상의 폼을 고려할 때 이 세계 랭킹 1위 팀은 패배를 피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5연승을 달성해 역사적인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도 노리고 있을 것이다.
앤디 패럴의 아일랜드 팀은 지난 주말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끝이 나지 않을 것만 같던 그 모든 장애물을 극복했다. 지난주 경기의 전반전은 아일랜드에 잔혹한 경기였다. 아일랜드는 전반전 시작 24분 만에 핵심 선수인 케일런 도리스, 댄 쉬헌, 이언 헨더슨을 연달아 부상으로 잃고 스코틀랜드를 단 1점 차로 따돌리는 데 그쳐야만 했다.
게다가 쉬헌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로난 켈러허 역시 어깨 부상으로 인해 치료받고 있었고, 퍼렐 감독과 팀 모두 막판까지 켈러허의 후반전 출전 여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퍼렐 감독은 하프타임 휴식 시간이 “조직화된 혼돈” 상태였다고 말했다.
결국 켈러허는 경기 재개 8분 만에 퇴장했다. 그 후 패럴 감독은 전열을 재정비한 후 다시 한번 승리를 거두며 올해 식스 네이션스에서 4전 4승을 기록했고, 역사적인 그랜드 슬램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이론적으로 잉글랜드 팀이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기에 이번 성 패트릭의 날이 낀 주말에 아일랜드가 홈 관중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원정팀인 잉글랜드에 있어 2020 식스 네이션스 우승의 영광은 이제 희미한 기억이 되어 가고 있다. 잉글랜드는 올해 에디 존스 전 감독의 경질 이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혹독한 캠페인을 견뎌내야 했다.
스티브 보트윅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대표팀은 지난주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53-10으로 완패당했고, 현재까지 4경기 중 단 2승만을 거뒀다. 게다가 아일랜드는 잉글랜드와의 이전 두 경기에서 가볍게 잉글랜드를 이긴 전적이 있는바, 두 팀 간의 눈에 띄는 실력 차이를 고려할 때 잉글랜드의 승리에 베팅하기 위해서는 쇠심줄 같은 신경이 필요할 것이다.
프랑스 vs 웨일스
잉글랜드가 이변을 일으키길 바라는 하나의 팀이 있다면 이는 프랑스일 것이다. 프랑스가 이번에도 식스 네이션스의 승리를 거머쥐려면 이웃 국가들이 큰 호의를 베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프랑스팀에게도 패배라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라이벌과는 달리 프랑스의 운명은 온전히 그들의 실력에만 달려 있지 않다. 프랑스가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려면 승점 차이를 좁혀야 하는데(이 글이 쓰인 시점에 아일랜드가 +20으로 유리한 상황), 이런 결과가 나오려면 아일랜드가 패배할 뿐만 아니라 보너스 점수를 얻는 데 실패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챔피언 등극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지난 주말 잉글랜드를 53-10이라는 점수로 무자비하게 제압하며 잉글랜드에 기록적인 홈 경기 패배를 안겨준 프랑스는 이번 식스 네이션스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 주말 영국의 수도에서 7번의 트라이 득점을 달성하는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준 프랑스가 많은 찬사를 받은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중 찬사의 대상으로 선정된 선수는 앙투안 뒤퐁이었다. 한 전문가는 앙투안 뒤퐁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호날두, 메시, 지단, 터미네이터가 하나로 합쳐진 듯하다고 묘사했다.
이론적으로 프랑스가 이번에 웨일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웨일스는 지난 주말 이탈리아전에서의 승리로 올해는 꼴찌라는 불명예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되었기에 분위기가 다소 살아나긴 했다. 하지만 웨일스는 불과 2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그 팀이 맞나 의아할 정도로 4전 3패라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웨일스는 현재까지의 음울하기만 했던 그들의 식스 네이션스 캠페인에서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어 할 것이며, 상대편에게 호의를 베풀 기분은 더욱 아닐 것이다.
과연 웨일스가 여기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 아니면 프랑스가 다시 한번 그들의 강함을 증명하게 될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번 경기가 우리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