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xBit 뉴스
2022-02-09 11:22:00

동계올림픽 역사의 5가지 기념비적 순간들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열기를 느끼며, 1xBit과 함께 지난 동계올림픽 대회에서 펼쳐졌던 가장 기념비적인 순간들을 돌아보며 다음에 역사책에 기록될 사건들은 무엇이 될지 가늠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차례:

  1. 토르빌과 딘 페어
  2. 스티븐 브래드버리
  3.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
  4. 션 화이트
  5. 에스터 레데츠카

 

토르빌과 딘 페어

1984년, 영국의 제인 토르빌과 크리스토퍼 딘은 피겨 스케이팅 사상 최고점을 기록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덕분에 당시에 사용했던 오케스트라 음악 ‘볼레로’라고 하면, 작곡가 라벨보다 피겨 스케이팅의 스타들이 먼저 떠오르게 되어 버렸다. 토르빌과 딘 페어는 음악의 우아함과 부드러움을 얼음 위에서 완벽하게 구현해냈고, 예술적 표현 부분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흥미롭게도 일반적으로 볼레로는 15분 길이로 연주된다. 15분 동안이나 점프와 스핀을 계속하면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어지러움에 탈진하고 말 것이다.

다행히도 솜씨 좋은 작곡가가 4분 30초 정도로 곡을 편집했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대회 규정상 공연 시간은 4분이 최대였던 것이다. 꼭 이 곡을 사용하고 싶었던 토르빌과 딘은 규정집을 꼼꼼하게 살핀 끝에 선수의 스케이트가 빙판에 닿는 순간부터 4분의 공연 시간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역사에 남은 토르빌과 딘의 연기에서 첫 부분 안무가 선수가 무릎을 꿇은 자세로 시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번 2022년 대회에서도 15세의 나이에 여자 선수로서는 세계 최초로 올림픽 대회에서 4회전 점프를 성공한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볼레로를 선곡하며 이 곡이 다시 한번 동계 스포츠 역사에 남게 되었다.

 

스티븐 브래드버리

2002년,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충격적인 이변 중 하나의 주인공이 되었다. 호주의 브래드버리는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이 시작될 때만 해도 주목받지 못하는 언더독이었다. 그러나 그는 준준결승에서 경쟁 선수 한 명이 실격당하고, 준결승에서는 경쟁 선수 대부분이 넘어지는 바람에 꾸역꾸역 결승에 진출한다.

결승전에서 벌어진 4초간의 상황은 사상 최악의 난장판이라고 할 만했다. 브래드버리가 꼴찌로 처져 있는 상태에서 다른 모든 선수들이 마지막 코너에 접어들었는데, 이때 그 선수들이 모두 넘어지면서 혼자서 조용히 달리던 브래드버리가 1등으로 결승선을 넘는 선수가 되어 버렸다. 레이스는 엉망진창이었지만 드라마틱하게 결말을 지은 브래드버리의 언더독 스토리는 전 세계 팬들의 기억에 깊이 남았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

이번에 살펴볼 순간은 세계 최대의 영화 제작사 중 하나인 디즈니가 직접 영화화할 정도로 기념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네 선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색한 것이 바로 영화 ‘쿨 러닝’이다. 뜨거운 태양과 화창한 해변의 나라 자메이카는 일반적으로 동계올림픽과 큰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미지지만, 자메이카의 봅슬레이 팀은 전형적인 언더독 스토리로 전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들의 유산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어, 2018년 올림픽에는 자메이카에서 자국 최초로 여자 봅슬레이 팀을 출전시키기도 했다.

 

션 화이트

션 화이트는 올림픽 스노보드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로 하프파이프 경기에서 3번의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커리어 전반에 걸쳐 수없이 많은 성공을 거둔 선수라 하나를 고르기 쉽지 않지만, 그래도 가장 주목할 만한 순간을 고른다면 밴쿠버 올림픽일 것이다. 2006년에 이미 금메달을 딴 화이트는 2010년에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으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경쟁자들을 모두 눈 밑에 파뭍어 버릴 수 있을 듯한 엄청난 점수를 기록했으며 ‘맥트위스트 1260(선수 본인은 ‘토마호크’라고 불렀다)’라는 사상 최고 수준의 기술을 펼치기까지 했다. ‘플라잉 토마토’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화이트는 현재까지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에스터 레데츠카

레데츠카 선수는 바로 며칠 전에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추가했지만, 그녀가 세계의 주목을 휩쓴 것은 2018년 평창 올림픽이었다. 이 대회에서 레데츠카는 동계 스포츠의 만능 선수로서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서로 다른 두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사상 최초의 선수가 된 것이다.

스노보드 종목에서 세계 챔피언이었던 레데츠카는 평창에서는 슈퍼대회전 스키 종목에 먼저 출전했다. 그녀의 스키 종목 세계 랭킹은 49위로 사실상 무명이었지만, 이 경기에서 2위를 0.01초 차이로 따돌리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 버렸다.

전 세계 관중들 만큼이나 레데츠카 자신에게도 믿을 수 없는 승리였다. 전설로 남은 이 날 영상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레데츠카는 놀라서 얼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로부터 7일 후에 그녀는 본인의 원래 전문 분야인 스노보드 평행 대회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그야말로, 눈부신 활약이었다.